농촌마을 공동체문화의 가치와 활용


섶다리_강원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2020. 10. 5 오후 3:49

마을 현황

  • 세대와 인구: 15가구 25명.
  • 역사와 유래: 주천면은 영월군의 북서부에 위치하며 판운리 등 6개의 법정리를 관할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이곳에는 술이 솟아나는 ‘주천’이라는 샘이 있었고 도곡부곡, 도내부곡, 금마곡소라는 천민집단 구역이 있었다고 한다. 주천(酒泉)이라는 지명은 술이 나오는 샘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천리를 중심으로 제천, 원주, 평창, 서면 등으로 이어지는 지방도가 있어 군내 교통이 편리하다. 판운리 주민 대부분은 밭농사를 짓고 있다. 판운리라는 지명은 이곳이 구름과 안개가 넓게 끼는 곳이므로 ‘널운’ 또는 ‘너룬’이라 했다가, 1914년에 행정구역을 병합하면서 판운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유목정, 삼거리, 밤뒤, 새벌, 둔전동, 가마동, 장충리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 주요 소득원: 고추, 옥수수, 콩, 관광농원.
  • 마을의 특징: 태기산에서 발원하는 주천강이 면의 중앙을 흐르면서 이 일대에 넓고 기름진 주천 평야를 형성하여 곡창지대를 이룬다. 여름철 맑은 물과 풍경으로도 유명하지만 늦가을에는 섶다리가 놓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을 앞으로 평창강이 흐르고 평창강 위로 새로 놓인 미다리가 마을로 들어오는 길목을 연결해주고 있으며, 강변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친환경농업을 시행하여 강원도에서 ‘새농촌건설우수마을’로 선정하기도 했다. 겨울이면 주민들이 이 지역에서 직접 재배한 콩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메주를 만들어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전통유물 전승실태

[마을 민속과 문화 환경]

섶다리는 매년 가을걷이를 마친 10월 말경 4∼5일에 걸쳐 만들고 이듬해 5월 중순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거둬들인다.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를 Y자형으로 만들어 거꾸로 박아 지지대를 만들며, 굵은 소나무와 참나무를 얹어 다리의 상판을 만들고 솔가지로 상판을 덮고 흙을 얹어 다진다.

이곳 섶다리는 미다리마을과 밤티마을을 연결해서 사람들 간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설치된 것이다. 미다리마을은 다리가 없어서 ‘미다리’라고 불렸으며, 밤티마을은 밤나무가 뒷산에 많아서 ‘밤티‘라 불렸다. 얼었던 얼음이 녹는 해빙기인 음력 2월에 비가 갑자기 많이 내리면, 얼음이 떠내려 와서 섶다리가 붕괴되기도 했다. 이때를 해토머리(얼었던 땅이 풀린 무렵을 일컫는 말)라 한다. 또 봄장마가 지나면 섶다리가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기도 한다. 섶다리는 다리가 꼭 필요한 미다리마을 사람들이 주로 놓았고, 섶다리가 떠내려가서 없을 때는 배터거리에서 양편에 줄을 연결한 배를 이용해서 건너다녔다.

2016년 미다리마을의 섶다리 설치는 느릅재에서 나무와 솔가지를 채취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섶다리 길이는 100m 정도이고 먼저 다릿발을 설치하는데 다릿발은 Y자형의 나무로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나 참나무로 준비한다. 이 마을에는 사천과 모란, 미다리와 밤티, 미다리와 장충, 매운과 다여울을 잇는 4개의 섶다리가 있었다.

1980년대 초 섶다리가 있던 곳에 잠수교(작은 다리)를 놓으면서 섶다리가 사라졌다가 1996년부터 퉁가리축제를 시작하면서 마을청년회가 주관하여 다시 놓기 시작했다. 섶다리를 중심으로 이 마을에서는 체험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강변의 느릅나무 숲에 길을 내고 섶다리와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 사진을 전시할 계획도 구상중이다. 이와 함께 쥐불놀이와 언덕을 이용해서 비료포대를 깔고 타는 썰매, 눈을 이용한 놀이, 팽이치기 등 다양한 놀이로 체험객을 모집할 생각이다. 

[공동체 민속 유물]

  • 섶다리: 다리를 놓는 길이는 100m이다. 다릿발 2개를 2.5m 간격을 두고 지름 20㎝·길이 3m되는 통나무를 얹어 조를 만든다. 나무를 얹을 때는 홈을 파서 한 몸이 되게 끼우고 헐거울 때는 쐐기를 박아서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조 1개가 된다. 물속에 세울 수 있도록 만든 조를 3.5m 간격으로 25∼30개를 설치하면 섶다리의 전체적인 길이가 된다. 조와 조 사이에는 열래(조와 조를 연결하는 긴 통나무를 일컫는 말)를 얹는데, 열래는 지름 10㎝, 길이가 8m이다. 2조의 길이(약 7m) 위로 열래 5개를 올리는데 이때 열래를 고정시키기 위해 2m 길이의 부목을 가로로 올린다. 100m 길이에 열래 60∼70개가 쓰인다. 이러한 과정을 발비라 한다. 발비의 중요한 목적은 고정하는 것이다. 제보자는 “발로 딛고 건너간다고 해서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한다. 발비는 재래식 한옥의 서까래 위에 산자(지붕 서까래나 고미 위에 흙을 받기 위해 엮어 까는 나뭇개비나 수수강 따위)를 얹고 알매(위에 받는 흙)가 새지 않도록 그 위에 까는 잡살뱅이 나뭇조각이다.  열래 위에는 섶(소나무가지)을 깐다. 소나무 가지를 얹을 때는 위로 구부러진 가지를 뒤집어 놓아야 흙이 쓸려나가지 않고 받아질 수 있다. 섶을 깐 그 위에 2m 폭의 천이나 보온 덮개를 길게 깔고 흙을 올린다. 흙은 15㎝ 두께로 깐다. 천이 없던 옛날에는 다리의 가장자리에 돌을 놓고 잔떼(풀)를 가로 30㎝·세로 30㎝의 크기로 떠서 뒤집어 다리 폭의 가 쪽에 놓았다. 그리고 사람이 건너다니는 중심 부분에 지게로 흙을 지어다 평평하게 길을 다진다. 섶다리 폭은 2.5m로 작업을 하지만 실제 사람이 건널 수 있는 것은 1.8m 정도 된다. 그래서 반대 방향에서 사람이 올 때는 한쪽에서 기다렸다 지난 후에 통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