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공동체문화의 가치와 활용


제당과 할매나무_경북 영덕군 남정면 구계리

2020. 10. 5 오후 5:06

마을 현황

  • 세대와 인구: 150가구 400명.
  • 역사와 유래: 구계리는 마을 앞 바위의 모양이 마치 새우가 물에 떠 있는 형상과 같아 하부(鰕浮)라 하였는데, 이것이 변하여 구배, 구계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 마을 뒷산이 거북이 형국이고 깊은 계곡이 있어 구계라 했다. 구계마을은 17세기 후반 숙종 연간에 김씨가 마을을 개척했다. 조선시대에는 영덕현 외남면 지역이었다가 갑오개혁 다음 해인 1895년 칙령 제98호로 종전의 현을 군으로 개칭할 때 구계리는 영덕군에 속하게 되었다. 1896년 칙령 제36호로 13도제를 실시할 때 경상도에 속했으며, 1914년 일제가 총독부령 제111호로 전국의 행정구역을 통폐합할 때 구계동이라 하여 남정면에 속했다. 그 뒤 1988년 군조례 제972호로 동을 리로 개칭할 때 구계리가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마을의 현재 위치는 동쪽은 동해에 임하고 서쪽은 도천리, 남쪽은 원척리, 북쪽은 우곡리, 남호리가 있다.
  • 주요 소득원: 어업.
  • 마을의 특징: 구계리의 지형은 동쪽은 바다에 접하고 서쪽은 야산으로 이어져 있는 형태이다. 전답이 적은 탓에 생업에서 어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먼 옛날부터 마을 제당에서 마을의 평안, 어로 활동에서의 안전과 풍농·풍어를 기원하였다. 총 가구 중 약 60%가 어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으며, 마을에 있는 구계항은 1971년 제1종 어항으로 지정되어 10톤급 어선 73척이 접안 할 수 있는 어항으로 1991년 완공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마을공동체 전통유물 전승실태

[마을 민속과 문화 환경]

구계리 서낭할배고사는 정월대보름과 9월 중구일에 지내고, 별신제, 풍어제굿은 10년마다 열린다. 굿을 하는 목적은 바다에서 안전과 풍어, 마을의 단합과 풍요, 그리고 각 가족 구성원들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마을 뒤 속리산에서 송이를 채취하는 허가권을 임대해서, 1년에 약 천만 원의 마을기금을 마련하고 이 기금을 제의에 사용한다. 할배고사는 제관 이외에는 마을주민은 물론 외지인의 접근을 금하기 때문에 마을주민들은 제당 내부나 제의 절차에 관해서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 제의가 시작되기 전날 마을 회관에 부정을 막기 위한 금줄을 두르는 것으로 제의 시작을 알린다. 제가 끝나면 마을회관에 모여 음복을 하며 남은 음식은 함부로 버리지 않고 물에 띄워 보낸다.

[공동체 민속 유물]

  • 별신제: 제를 지내는 이름은 풍어제, 별신제, 용왕제, 동제 등 다양하게 부르고 있다. 별신제는 10년에 한 번씩 지내는데, 최근에는 2016년 4월에 길한 날을 받아서 제를올렸다. 제주는 양친이 모두 있고 깨끗한 사람으로 선정을 하여 3일간의 노임을 준다. 도가 2명과 제관 1명을 선정하는데, 도가는 이장 부부가 맡아서 하고 제관은 도복을 갖춰 입는다. 어촌계장이 관리하는 바다의 영역이 있어 그곳에서 얻는 수입과, 동네 산에서 얻는 임대수입, 그리고 각 호당 만 원씩 기금을 걷어 제의 비용으로 사용한다. 큰 배를 소유한 업주는 잡은 고기를 1∼10마리 내외로 희사한다. 제물은 어물(그 시기에 잡히는 가장 좋은 생선)과 과일(배, 사과,귤, 참외, 밤, 대추), 유과, 한과, 용떡 등을 마련한다.
  • 제당: 구계리 제당은 원래 할배만을 모시던 곳이었는데, 새로 지으면서 할매도 함께 모시게 되었다. 마을 남산 중턱의 마을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올라앉은 제당은 동구숲을 발아래 두고 있다. 제당은 정면 3칸 704㎝, 측면 1칸 314㎝에 기와를 얹은 지붕과 벽면은 시멘트를 바른 형태이다. 제당 안에는 가로 10㎝, 세로 30㎝의 洞神位(동신위)라 쓰인 위패가 모셔져 있다. 제당에는 마을주민이라도 아무나 오르지 못한다고 한다.
  • 할배제: 할배제는 매년 대보름과 9월 중구에 지낸다. 정월 열 사흗날 새벽 12:00∼1:00에 제를 지내는데 제를 지내기 전 당산 입구와 우물, 마을회관 앞, 그리고 제관 집에 황토를 깔고 왼새끼를 꼬아 금줄을 두른다. 제주는 이장이 맡아서 하고 제를 지내기 전 15일 동안 금기를 지키는데, 흉사에 가지 않고 험한 일을 하지 않는다. 음식을 장만하는 이장 부인은 3∼4일 전부터 외부인과의 접촉을 금한다. ‘洞神位’라 쓰인 혼백비가 놓인 단에 음식을 진설하는데, 음식은 백짐(백설기), 과일, 포, 밥, 나물, 해물(가자미, 돔, 문어)을 올리며, 전은 마련하지 않는다. 메는 제당에서 직접 해서 올리고 술잔은 3개를 놓는다. 제를 마치면 음식을 회관으로 옮겨 음복하며, 남은 음식은 함부로 버리지 않고 물에 띄운다.
  • 마을숲: 할배 나무라고 칭하는 숲이 구계 제당 앞에 있다. 100년∼200년 내외의 느티나무 5그루, 말채나무 1그루, 오동나무 1그루, 참나무 2그루, 팽나무 2그루가 있다. 나무에 아무나 오르지 못한다는 금기를 가지고 있으며, 30∼40년 전에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가 나무에 오르다 떨어져 죽은 적도 있다. 나뭇가지를 정리 할 때도 아무 때나 하지 않고 좋은 날을 받아서 가지를 자르고 긁어모아 처리한다.

  • 우물: 할배 제사에 쓰이는 음식을 장만할 때 제당 아래에 있는 우물을 사용한다. 현재도 식수로 쓸 정도로 수질이 좋다. 우물은 가로 124㎝, 세로 124㎝의 정사각형이고 안쪽은 원형으로 돌을 쌓아 만들었다. 15년 전 쯤 우물에 사각으로 둘레를 만들었으며, 전체를 스테인레스 뚜껑으로 덮고, 뚜껑에 다시 창문처럼 양쪽으로 열어젖힐 수 있는 문을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다. 할배 우물에 침을 뱉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