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공동체문화의 가치와 활용


전통유물 유망자원의 스토리 자원화

2020. 10. 6 오후 5:15

어느 농촌마을에서든 전통유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와 관련된 스토리는 무형적인 것이므로 누군가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방문객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한계를 지닌다. 전통유물을 보전하고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서는 전통유물에 내재되어 있는 스토리 자원을 발굴하고 그 자원을 재배열하고 재구성하여 전통유물에 적용하여야 한다. 전통유물 스토리텔링은 테마와 관련된 스토리 자원의 발굴에 서 시작하여, 스토리 체험과 공유를 위한 이야기의 재맥락화를 통해 완성되며, 이야기와 체험, 교육, 탐방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방문객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다. 특히 스토리텔링은 사건이나 사물에 대한 사실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화자의 목적지향적인 의미부여가 수반되며, 논증이나 설명, 묘사와 다르게 시간의 연쇄성을 중시하는 서사적 구조를 취한다.

마을공동체 전통유물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스토리 발굴이 가장 중요하다. 스토리 발굴을 위해서는 문화, 자연, 산업, 장소·시설 등의 스토리 목록을 작성하고 유망자원을 선정하여 체계적인 조사와 발굴 작업을 진행하여야 한다. 특히 마을 전통유물의 경우 주민들의 삶과 연결된 전설, 민담, 생활사 등의 문화스토리가 가장 상징성이 강하며 스토리텔링을 위한 이야기자원 발굴에서도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한다.

마을공동체 전통유물 관련 스토리 자원

구분 스토리 자원
문화스토리
  • <구전> 마을 전통유물과 관련한 신화·전설·민담, 지명전설, 인물전설 등
  • <기록> 마을조직 관련 문서, 동제 관련 문서, 마을행사 자료(문서, 사진), 향토문헌과 신문잡지 등에 소개된 마을 관련 자료
  • 마을공동체 유래와 활동, 주민들의 삶(생업, 의식주), 세시풍속, 관혼상제, 전통놀이 등
자연스토리
  • 마을의 자연환경(지형, 기후, 산, 하천, 식생, 동·식물 등) 관련 이야기
  • 노거수, 특이한 암석, 풍수지리 등 전통유물과 관련된 이야기
산업스토리
  • 농기구, 수리시설, 공동작업장 및 작업도구 등과 관련된 이야기
  • 마을 특산품이나 토산물, 주요 재배 작물, 향토음식 등과 관련된 이야기
장소 및 시설 스토리
  • 문화유적, 성지(당집, 신목, 장승, 솟대 등), 정자, 저수지, 우물, 빨래터, 마을숲 등
  • 의례도구(제단, 제사용기, 농악기, 상여, 영여, 가마, 복식), 놀이도구 등

 

마을공동체 전통유물은 방문객들에게 일상을 탈피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매력적 소재이다. 전통유물 스토리텔링의 기본원리는 방문객의 기억과 전통유물의 상호작용에 있다. 방문객들은 어렸을 때 보았던, 아니면 이야기책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보았던 전통유물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게 되고, 그렇게 구축된 이야기는 전통유물과의 상호작용, 이야기하기(storytelling)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로 거듭나게 된다. 매력적인 전통유물은 외형적인 아름다움으로만 구성되지 않으며, 반드시 매력적인 이야기가 수반되어야만 방문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전통유물에 스토리텔링을 적용할 때에는 구체적인 경험요소로서 이야기의 맥락화가 강조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정보(기억)와 체험(전통유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농촌마을에는 여러 가지의 전통유물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전통유물을 테마로 한 마을탐방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장소를 옮겨가면서 전통유물을 대면할 방문객들에게 몰입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통유물에 대한 이해와 함께 스토리텔링이 발생하는 영역과 동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을탐방을 위해서는 스토리를 이동 경로에 적용하여 장소가 말하게 하는 것(telling)이 필요한데, 이를 공간스토리텔링이라고 한다. 전통유물 탐방은 결국 그 유물에 내재된 메시지를 소통하고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므로 공간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자(행위소)가 있어야 하며, 사건이 발생하고 시간이 재현되는 재맥락화가 필요하다.

공간스토리텔링의 이야기 구조는 일반적인 서사의 형식을 빌어 발단-전개-위기-절정-대단원의 단계로 이루어지며, 방문객의 자연스런 이동을 유도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동적인 담화들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전통유물이 산재되어 있는 마을이라는 시공간에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상호작용성과 현장성을 구체화한 스토리텔링 요소들이 결부되어야 한다. 시간적, 논리적, 인과적 질서에 따라 이야기를 현실 공간에 재배치하고, 방문객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탐방로를 기획해야 하며, 설화에 서사의 흐름이 있듯이, 탐방로에도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감흥을 일으킬 수 있는 일정한 서사의 흐름이 적용되어야 한다.